세계는 이미 태양광 시대

태양 에너지에 대해 당신이 알아야 할 것들

태양광 발전의 안전에 대한
과학적 검증은 끝났다.

- 김동환 고려대 에너지환경정책기술대학원장

태양광 발전 팩트체크

CHAPTER 1.

태양광 발전에 대한 6가지 팩트

태양광은 신재생에너지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에너지원이다

2017년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 신규 설치량은 178GW다. (출처: REN21, 2018) 이 중 태양광 발전은 97GW로 모든 신규 설비 중 단연 1위다. 풍력은 52GW로 2위지만 2년 연속 설치량이 줄고 있다.

태양광은 무한하고, 누구나 활용할 수 있어 잠재력이 크다. 소음이 적고, 생활 속에 가깝게 설치할 수 있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해지고 있어 석유를 대체할 가장 강력한 후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가 태양광 산업의 발전을 막고 있다. ‘태양광은 중금속 덩어리’, ‘태양광 세척으로 토양이 오염된다’는 등의 주장은 아무 근거가 없다. 2016년 기준으로 태양광 발전량은 중국ㆍ일본ㆍ독일ㆍ미국 등의 순서로 많다. 양오봉 한국태양광발전학회장(전북대 교수)은 “태양광 발전에 불안한 면이 있다면 일본·독일·미국 같은 안전 문제에 민감한 나라들이 태양광 발전에 이토록 투자할 리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영상

“ 태양광 발전이 위험하다면
미국·독일·일본이 왜 하겠나 ”

“ 태양광 발전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헤어드라이어 수준 ”

전자파 세기 비교

  • 833mG 전자파 인체 보호 기준
  • 7.6mG 태양광 인버터(3kW)
  • 110.75mG 휴대용 안마기
  • 29.21mG 전자레인지

※ 출처: 국립전파연구원

팩트1: 모래와 비슷한 규소가 주성분

태양광 모듈이 카드뮴과 납덩어리라는 건 완전히 잘못된 정보다. 한국에서 생산하는 모듈은 모두 폴리실리콘이라는 규소를 주성분으로 한다. 모래와 유사한 물질이다. 카드뮴이 포함된 태양광은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으며 수입된 적도 없다. 납은 셀과 전선의 연결에 소량 사용된다. 중량 기준으로 0.1% 이하의 납이 사용된다. 이 정도의 납은 일반적인 가전 제품에서도 사용하며 환경영향법의 기준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팩트2: 전자레인지보다 낮은 전자파

태양광 모듈은 직류 전기를 만든다. 직류 전기에서는 전자파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 직류 전기를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교류로 바꿀 때 전자파가 나오지만 그 양은 정부가 정한 안전 기준의 100분의 1 수준이다. 태양광 발전의 전자파는 전자레인지ㆍ휴대용 안마기보다 낮다.

빛 반사율 비교

  • 5.1% 태양광 모듈
  • 8~10% 유리
  • 10~20% 붉은 벽돌

※ 출처: 한국태양광산업협회

팩트3: 유리창 눈부심의 절반 수준

건물 유리, 비닐하우스 등 모든 물건은 빛을 반사한다. 태양광 모듈은 햇빛으로 전기를 만든다. 반사되는 빛을 최대한 줄여야 효율이 높아진다. 반사를 막기 위해 모듈 제작 때 특수 유리를 쓰고 코팅 기술을 적용한다. 태양광 모듈의 빛 반사율은 유리나 비닐하우스의 절반 수준이다. 공항 근처에 태양광 발전 시설이 있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팩트4: 빗물로 청소… 세척제 필요 없다

태양광 모듈은 물로만 씻어내는 게 가장 좋다. 세제를 사용하면, 오히려 얇은 막을 형성해 태양광 발전 효율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는 간간이 비가 내리기 때문에 모듈 청소를 위해 별도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 또 20년간 방수가 되도록 제작돼 수상 태양광도 수질 오염을 발생하지 않는다.

팩트5: 동·식물과 공존하는 태양광 발전

건국대 한국화학융합시험 연구원은 2010~2011년 태양광 발전소 200개의 주변을 조사했다. 온도ㆍ습도ㆍ일조량ㆍ자외선은 물론 주변 가축의 체중 변화ㆍ호르몬 검사를 일반 지역과 비교했다. 의미 있는 차이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태양광 발전소는 웃자라는 풀 때문에 골치다. 유럽에서는 양을 태양광 발전 시설에 방목해서 추가 수익을 거두기도 한다.

팩트6: 안전기준 지키면 태풍에도 안전

100층이 넘는 빌딩도 세우는 세상이다. 태양광 발전 시설이 태풍에 피해를 봤다면 이것은 태양광 모듈의 문제가 아니라 부실시공의 문제다. 발전 시설을 지을 때 안전 기준을 준수해서 공사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태양광 발전 팩트체크

CHAPTER 2.

태양광 발전, 좁아서 안 된다고?

골프장만큼 지으면 된다

‘가뜩이나 좁은 땅덩어리인데, 태양광 발전을 할 땅이 어디 있냐.’ 태양광 발전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우려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우리에겐 태양광 발전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태양광 발전 시설을 30.8GW 확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태양광 발전은 1MW 규모의 시설을 만들 때 1만3200㎡의 부지가 필요하다. 30.8GW의 태양광 시설을 지으려면 산술적으로 약 481㎢의 부지가 소요된다. 이는 우리나라 국토 면적의 0.4% 정도다. 국토 면적의 0.5%를 차지하고 있는 골프장 면적보다도 작다.

게다가 신재생에너지 기술 발전과 태양광 모듈의 효율 향상으로 점점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부지는 줄어들고 있다. 태양광 모듈의 효율은 2009년 대비 2017년도에 28%나 상승했다. 같은 크기의 땅이라면 28%나 더 많은 전력을 만들 수 있게 된 셈이다.

마이크로 그리드 시스템의 효과

화력발전과 원자력발전은 반드시 거대한 부지가 있어야만 건설할 수 있다. 원자력 발전은 주로 국토의 남동부 해안에 집중돼 있다. 화력 발전은 충청도와 전라도로 이어지는 서해안 벨트에 구축됐다. 전력 소비가 많은 수도권에 전기를 공급하려면 거대한 송ㆍ배전 시스템이 필요하다.

태양광 발전은 아주 작은 단위로 쪼갤 수 있다. 집집마다 발전 시설이 될 수 있다. 전기를 쓰는 곳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자급자족’은 독일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선진국이 추구하는 정책 방향이기도 하다.

우리 집 마당ㆍ옥상ㆍ베란다가 작은 태양광 발전소가 될 수 있다. 전기를 쓰는 곳에서 전기를 만드는 비율이 늘어나면, 거대한 산맥을 가로지르는 송배전 시설을 줄일 수 있다.

건물 옥상 태양광, 원전 7~8기 효과

건물 옥상, 염해 농지, 저수지 수면 등 유휴부지는 생각보다 넓다. 우리나라 건축물 옥상마다 태양광을 설치하면 어떨까. 한국에너지공단은 태양광 발전 시설을 구축할 수 있는 건축물 옥상을 600㎢로 추산했다. 이 정도 면적이면 약 45.5G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구축할 수 있다. 1GW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7~8기와 같은 전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셈이다. (발전 효율의 차이로 태양광 발전은 6GW 규모일 때 1GW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와 비슷한 전력을 생산한다.) 이 밖에도 염해 농지(144㎢), 저수지 수면(99㎢)을 활용하면 각각 10.9GW, 7.5GW 규모의 발전 시설을 만들 수 있다.

이미 공공기관이 신축하거나 개축하는 연면적 1000㎡ 이상의 건축물은 의무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야 한다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공급의무 비율은 2018년 24%이며 2020년 이후엔 30%로 늘어난다.

태양광 발전 팩트체크

CHAPTER 3.

디자인이 힘이다

[제드 건축사무소 제공]

건축과 조화를 이룬 태양광 모듈

우리 생활 곳곳에서 태양광 발전을 만나기 위해선 넘어야 할 벽이 있다. 지금보다 더 아름다워져야 한다. 서울 노원구 하계동의 에너지 제로 주택 ‘이지하우스’(사진)는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면 건물이 흉물스러워진다는 편견을 깬다.

지금까지는 이미 완성된 건물 옥상에 태양광 모듈을 추가해서 설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열과 태양광 발전을 활용해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이지하우스는 설계할 때부터 태양광 발전을 염두에 뒀다. 태양광 모듈과 건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미래의 건축물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김현아 명지대 제로에너지건축센터 연구원은 “일반 아파트의 베란다 또는 지붕에 획일적으로 붙은 모습은 위협적이거나 답답해 보인다. 하지만 노원 이지하우스의 태양광 모듈은 다양하게 디자인돼 거주자들이 만족하고, 방문하는 사람들도 신기해한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태양광 모듈이 건물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 강동구청 본관(왼쪽)과 별관 조감도

강동구청은 2018년 서울시의 태양광 디자인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강동구청 별관. 태양광 모듈은 석양을 가려주는 차양막 구실도 한다.

2016년 대한민국 녹색건축한마당 금상을 받은 노원공릉보건지소

노원공릉보건지소의 태양광 모듈은 벽과 창문 역할을 대신한다.

[제드 건축사무소 제공]

태양광 모듈의 변신은 무죄

이명주 명지대 제로에너지건축센터 교수는 ‘이지하우스’의 기획 단계부터 참여했다. 그는 “대부분의 건축가는 규정에 따라 대형 건물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넣어야 할 때도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배치하기 위해 애쓴다”고 안타까워하며 했다.

이런 문화를 바꾸려면 태양광 모듈도 발전해야 한다. 이 교수는 “색상과 태양광 모듈의 크기가 지금보다 더 다양해져야 한다. 곡면으로 휘어지는 태양광 모듈이 나온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굽힐 수 있는 태양광은 이미 군사적 목적으로는 일부 개발이 됐다. 창문으로도 쓸 수 있는 투명 태양광과 컬러 모듈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다양한 사이즈의 모듈 생산은 시장의 수요만 있다면 지금도 가능하다. “태양광 모듈이 건축 디자인의 확고한 어휘가 되는 게 내 목표”라는 이명주 교수의 꿈은 예상보다 빨리 현실이 될 수 있다.

태양광 쓰레기통을 아시나요

태양광은 세상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낮에 태양광으로 만든 전기를 모았다가 밤이면 어두운 골목길을 밝히는 태양광 가로등은 더는 낯설거나 신기한 물건이 아니다. 전주 한옥마을은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쓰레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압축 쓰레기통을 도입하기로 했다. 태양광 발전으로 얻은 에너지로 쓰레기를 300~500kg의 힘으로 누르면 8배나 많은 쓰레기를 담을 수 있다.

태양광 벤치도 있다. 태양광 모듈로 지붕을 만들면 그늘도 생기고, 이때 생긴 에너지로 쉬면서 휴대폰을 충전할 수도 있다. 공원의 노천극장에 태양광 모듈로 무대 지붕을 만들고 이를 활용해 야간 공연 때 무대를 밝힐 수도 있다. 주차장도 태양광 발전 시설로 제격이다. 태양광 모듈을 높이 만들고 그 아래 자동차를 세우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성남시를 비롯해 버스 정류장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해 야간에 불을 밝히는 지방 자치단체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는 2020년까지 동부간선도로에 축구장보다 큰 ‘태양광 방음 터널’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기를 만들고, 차량 소음을 막아 주변 주거지의 삶의 질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