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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STIC REPORT

2031...
플라스틱 재활용 지수: 맑음
도시유전 10년 특집 : 플라스틱의 대변신

2031년, 플라스틱 오명 벗은 원년

PLASTIC REPORT

2031...
플라스틱 재활용 지수: 맑음
도시유전 10년 특집 : 플라스틱의 대변신

2031년, 플라스틱 오명 벗은 원년

 지난 100년 동안 지구는 썩지 않는 플라스틱으로 몸살을 앓았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매립, 소각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 등 유해물질을 만들어냈다. 폭염, 폭우 등 이상 기후도 유발했다. 바다로 흘러간 미세 플라스틱은 다시 인간의 몸 안으로 침투하기 시작했다. 재활용이 될 줄 알았던 플라스틱의 배신이었다.
 2020년 12월, 정부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을 늘리는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기업들도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경영 흐름에 발맞춰 플라스틱 재활용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했다. SK지오센트릭은 2021년 도시 한복판에서 폐플라스틱을 원유로 만드는 '도시유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 생활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골칫덩어리였던 플라스틱의 대변신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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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라스틱유
    출시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만든 친환경유
    드디어 출시되다

  • AI가 하는
    분리배출

    사람이 일회용품을 직접 분리수거 했던 시절이 있었다?

  • 스타일을 입은
    플라스틱

    1020대는 왜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패션에 열광할까

  • 도시유전
    심층 인터뷰

    '도시유전' 설계자가 말하는 플라스틱의 미래

  • 플라스틱
    비즈니스의 비밀

    버려진 플라스틱에 기업들이 앞다퉈 투자하는 이유

MAIN
PLASTIC REPORT
도시유전 10년 특집 : 플라스틱의 대변신

“플라스틱 기름 가득이요” 1호 친환경 주유소에 가다

 이기름(35) 씨는 서울 강남구 사거리에 위치한 SK 플라스틱 주유소 단골 손님이다. 이 주유소는 지난 달 친환경 플라스틱유를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플라스틱유는 생수병, 도시락 용기, 일회용 컵 등 폐플라스틱을 열로 녹여 뽑아낸 열분해유로 휘발유와 같은 연료이다.
 이 씨는 셀프 주유 기계에서 PLASTIC OIL이라고 적힌 파란색 버튼을 눌렀다. 이 씨는 “처음 플라스틱유를 넣었을 땐 혹시 엔진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닌지 조금 걱정됐다"면서 "실제로 이용해 보니 보통 휘발유랑 차이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플라스틱유가 조금 더 비싸지만 환경을 생각하면 그 정도는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해 이제는 플라스틱유만 씁니다.”
 이 주유소는 SK지오센트릭이 10년이 걸려 준비한   ‘도시유전’   프로젝트의 대표적인 현장이다. 도시 한복판에서 플라스틱으로 원유를 뽑아내면 어떨까 하는 상상력이 현실로 펼쳐진 것.

도시유전

 SK지오센트릭은 첫 기술 투자 10년만인 2021년 폐플라스틱을 고온으로 녹여 기름을 뽑아내는 열분해유를 이용해 석유화학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 열분해유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순물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로부터 10년만에 플라스틱 열분해유에서 고순도 휘발유까지 뽑아낼 정도로 기술 수준을 끌어올렸다.

"플라스틱으로 가는 자동차"
열분해유 기술 투자 10년 성과

 플라스틱유가 아니어도 앞으로 주유소에서는 기존 원유 100%로 만들어진 휘발유는 찾아보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정부에서 친환경 원료 30% 사용 의무화를 예고하고 있어서다. 에너지 기업들은 바이오매스(생물 연료) 등을 도입해 정부 규제를 피해간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휘발유는 쓰레기 대란과 환경오염의 주범이던 플라스틱을 에너지원으로 재탄생시켰다는 상징성이 크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매립하거나 소각할 때 나오는 유해물질이 대폭 줄어들기 때문이다.
 SK지오센트릭은 플라스틱유 이용 고객에게 그린 마일리지도 적립해준다. 딸과 함께 주유소를 방문한 김그린(43) 씨는 “그린 마일리지로 딸이랑 아이스크림을 사 먹는 게 필수 코스가 됐다”고 말했다. 이 마일리지를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는 단체에 기부하거나, 나무 심기에 기부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SK지오센트릭의 이 같은 노력은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의 대표적인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는 “도시 한복판에서 플라스틱으로 만든 기름으로 주유하는 시대가 왔다. 폐플라스틱이 중요한 자원이 됐음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AI가 알아서 척척… 플라스틱 자동 분리배출

 “네? 이걸 사람이 어떻게 다 구분해요?”
 서울 마포구 상암동 A아파트 재활용 분리수거장. 배우리(42) 씨가 딸 김미래(10) 양에게 옛날 분리수거 이야기를 해줬더니 돌아온 반응이다.
 “예전엔 플라스틱 용기를 씻고 라벨은 제거한 뒤 종류대로 따로 모아서 버렸어. 플라스틱은 겉으론 비슷해 보이지만 종류가 다 다르거든. 그래서 분리하는 시간을 줄이려고 PE, LDPE 같은 종류를 달달 외우기도 했어. 지금은 재활용이 안 되는 플라스틱은 나라에서 만들지 못하게 규제하고 있지만, 예전엔 여러 성분이 섞여 재활용을 못 하는 플라스틱도 많았단다.”

2020년 ‘씻고, 떼고, 버리자’
분리수거 운동 유행하기도

 엄마의 설명을 들은 김 양은 못 믿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엄마와 함께 일주일 동안 모은 플라스틱을 분리배출기에 쏟아 넣자 30초도 안 돼 세척과 분리가 이뤄졌다.
 사실 10년 전만 해도 '씻고 떼고 버리자'는 플라스틱 분리수거 운동이 유행일 만큼 분리배출이 까다로웠다. 하지만 지금은 AI(인공지능)기능이 탑재된 플라스틱 자동 분리배출기가 이를 대신 해주고있어 한결 편해졌다.
 재활용이 원활해지면서 폐플라스틱 가격이 오르자 플라스틱 수집가도 생겨났다. A아파트 관리소장은 “2000년대엔 폐지 줍는 노인이 있었다면 지금은 연령대 상관없이 플라스틱을 모으고 손쉽게 돈으로 돌려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속 왼쪽의 플라스틱 자동 분리배출기는 SK이노베이션이 지난 2020년 후원한 스타트업 '이노버스'가 만들었다. AI(인공지능) 인식 기술을 탑재한 이 기기는 다양한 플라스틱 소재를 자동으로 구분해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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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플라스틱, 스타일이 되다

 서울 홍대입구 플라스틱 멀티숍 ‘내가그린’은 대학생들로 북적인다. 의자·소파·휴대폰 등 다양한 폐플라스틱 제품을 판매하는 편집숍이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선 폐플라스틱으로 가죽 느낌의 팔찌를 만드는 게 유행이다. 폐플라스틱 자판기에서 원하는 팔찌의 재질과 색상, 디자인을 선택하면 3D 프린터로 제품을 뽑아준다.

[핫플레이스] 플라스틱 멀티샵
"DIY 자판기에서 맞춤 제작"

 “폐플라스틱 DIY가 유행이잖아요.”
 지난 20일 이곳에서 만난 대학생 정이나(23) 씨는 “폐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는 의미도 좋지만 질감이나 색감이 독특하고 제품 자체로도 예뻐서 자주 이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경영 내가그린 총괄 매니저는 “재활용 제품을 일반 제품과 겨뤘을 때 절대 밀리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더 창의적이고 아름답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친환경이라고 하면 질이나 디자인이 좀 떨어져도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이제는 단지 친환경이라는 이유로 지갑을 여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제품이 워낙 다양해지다 보니 사람들의 눈높이도 높아졌거든요.”
 폐플라스틱 재활용 제품에 붙는 ‘그린 마일리지’ 아이콘도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활용품 구입 비용의 0.5%씩 적립되는 그린 마일리지는 재활용 제품을 살 때 현금처럼 쓸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패션 스타일리스트 안현아(31)씨는 “그린 마일리지 아이콘이 찍힌 제품을 매치하는 것만으로도 세련되고 개념 있는 패셔니스타라는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향을 반영해 세계적인 색채연구소 팬톤(PANTONE)은 올해의 컬러로 그린 마일리지 태그의 색깔인 ‘플라스틱 그린’을 선정했다. 플라스틱 순환 생태계를 완성해가는 오늘날의 환경 지향적인 시대 정신이 ‘플라스틱 그린’에 담겨 있다고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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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생각한 가치 소비 하고
적립된 마일리지를 현금처럼 쓰세요!

도시유전 설계자를 만나다

  • Q. 환경에 관심을 갖게된 계기는?

     지난 2019년 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SK이노베이션에서 ‘SV 스쿼드’팀을 만들었어요. 사회적 가치(Social Value)와 기업의 경제적 가치(Economic Value),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목표로 만든 특수조직인데요.
     저희 팀원들은 제일 먼저 현장을 찾았어요. 직접 고객사들을 찾아다니면서 요즘 고민이 무엇인지 조사했습니다.
    당시 중국이 폐비닐 수입을 금지하면서 쓰레기 대란이 있었을 때거든요. 일회용품 재활용처리가 문제라고 한목소리를 내더라고요.
     일반 소비자들도 마찬가지였고요. 이 고민을 해결하고 사업화하는 게 사회적 가치(SV)와 경제적 가치(EV)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겠다 싶었어요.

  • Q. 도시유전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도심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이나 폐플라스틱으로 다시 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원유를 뽑으면 어떨까 상상해봤어요. 쉬운 말로 표현한 게 ‘도시유전’이고. 이러한 아이디어가 채택돼 그린비즈팀이 본부단위로 커졌습니다.
     도시 유전이라는 개념은 당시 나경수 사장님이 “도시에서 기름을 만들어 내니 도시유전이네요”라고 하셨는데, 그 표현이 직관적이라 그대로 쓰게 됐어요.
     그리고 2027년까지 회사가 생산하는 100% 물량에 해당하는 플라스틱 250만톤을 재활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는 바다로 흘러가는 폐플라스틱 1300만톤의 20%에 해당하고, 플라스틱 병 160억 개를 만들 수 있는 물량이니 어마어마하죠?

  • Q. 도시유전의 특징은?

     플라스틱이 사실은 재활용하기 굉장히 까다로운 거 아시나요? 플라스틱을 잘게 쪼개 다시 합치는 물리적 재활용은 플라스틱 재질이 같아야 하고, 플라스틱 색상에 따른 한계가 있었어요.
     물리적 재활용을 여러 번 하게 되면 물성이 떨어져 쓰임새가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재활용 비율이 낮았죠. 우리가 열심히 재활용해도 사실은 소각 매립되는 게 더 많았어요. 화학적 재활용 방법을 활용하는 도시유전에서는 플라스틱의 종류나 색과 상관없이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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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plasticfishing@joonang.co.kr

  • Q. 기술적으로 어떻게 가능한가?

     도시유전에서는 열분해, 해중합, 솔벤트 추출 등 3가지 화학적 재활용 방식을 활용합니다.
    열분해는 고온의 열과 촉매로 각기 다른 성격의 플라스틱을 오일 형태로 만드는 거고요. 해중합은 유색 페트병이나 폴리에스터 섬유를 저온 화학반응을 이용해 분해하는 거예요. 솔벤트 추출은 폐플라스틱에 PP를 잘 녹이는 용매를 넣어 특정 온도, 압력 등의 조건을 가해 원하는 PP만 추출하는 거예요. PP는 배달 용기, 식품 포장 필름, 자동차 등에 쓰이는 흔한 플라스틱 종류예요.
     즉, 도시유전은 플라스틱을 분해해 다시 쓸 수 있는 기술의 집합체죠. 이곳에선 어떤 플라스틱이든 원유로 재탄생할 수 있어요.

  • Q. SK지오센트릭에 플라스틱이란

     SK지오센트릭은 1972년 대한민국 최초로 나프타 분해설비(NCC, Naphtha Cracking Center)를 가동했어요. 플라스틱의 기초 재료가 되는 나프타는 석유화학 산업에서 매우 중요해요. 하지만 최근 플라스틱 쓰레기, 온실가스 문제가 대두하면서 생산자로서 책임감도 커졌어요.
    회사는 과감하게 NCC 공장을 가동 중단하고 친환경 재활용 제품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로 했어요. 플라스틱에 대해 우리가 가장 잘 아는 만큼 플라스틱 재활용 패러다임을 바꿔야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SK종합화학에서 SK지오센트릭 사명도 바꿔버렸습니다. ‘지구 중심적인 생각으로 플라스틱을 만들겠다’는 의미죠.

  • 플라스틱 순환 경제

    Value
    Chain

    • 원료

    • 생산

    • 상품제조

    • 수거

    • 분리

    • 재활용

버려진 플라스틱, 생명을 얻다

지난 100여 년간 플라스틱의 일생은 '생산 -소비 - 폐기'로 이어지는 선형구조였다. 그러나 2031년 도시유전에서는 수명을 다한 플라스틱은 다시 열분해유의 재료가 돼 원료로 재탄생한다. '생산 - 소비- 재활용 -생산'으로 이어지는 플라스틱 순환경제가 완성되는 것이다. 플라스틱의 편리함을 누리면서도 지구를 구하는 방법이다.

플라스틱에 투자하라

세계 최대 도시유전을 만든 SK지오센트릭은 '지구를 중심에 둔 친환경 혁신'을 추구한다. 플라스틱 밸류 체인 전반을 순환경제로 변화, 'Green for better life'를 실현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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