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은 어떻게
‘K-뷰티 동반성장 생태계’를
만들었나
세계 최고 MBA로 꼽히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경영학 전문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주목한 한국 기업이 있다. ‘K-뷰티 인큐베이터’로 불리는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한국이 세계 4위 화장품 수출국으로 떠오른 가운데 K-뷰티 대표 유통채널인 올리브영의 사업모델과 성장에 주목하고, 경영학 연구사례로 심층 분석했다.
1999년, 올리브영이 서울 신사동에 한국 최초의 드럭 스토어 1호점을 낼 때만해도 올리브영의 지금을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지난 2016년 연결 기준 매출 첫 1조원을 돌파한 올리브영은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2조1192억원을 기록했다. 불과 2년 뒤인 2023년에는 3조8682억원까지 매출이 불어났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신진 브랜드를 발굴해 육성하며 시장을 키운 올리브영의 역할에 우선 주목했다. 다양한 규모의 브랜드와 협업모델을 만들고 소비자에게 트렌드를 제시한 올리브영의 ‘인큐베이터’ 역할이 국내의 산업 생태계 조성은 물론, 글로벌 K-뷰티 유행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올리브영의 이 같은 성장 여정의 기반은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경영철학이라는 점도 담겼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이 회장이 올리브영 경영진에게 “유통사는 상생 기반의 장기적 파트너십을 최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한 내용을 함께 소개했다. 세계적 경영학 전문지도 주목한 올리브영의 차별화 비결은 무엇일까.
사진 출처:하버드 뉴스룸
숫자로 보는 올리브영
주목해야 하는 것은 매출만은 아니다. 올리브영은 현재 국내 뷰티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플레이어다. 소비자들에게 ‘올리브영 입점’은 브랜드의 품질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 지 오래다. 올리브영에서 많이 팔리는 제품을 의미하는 ‘올리브영 어워즈 수상’은 브랜드의 대중적 인기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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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9개
국내 오프라인 매장 수
(2024년 9월) -
1500만명
국내 멤버십 누적 회원 수
(2024년 9월) -
58%
2030 세대 회원 비중
(2024년 3월) -
994만건
오늘드림 서비스 주문 건수
(2023년 연간) -
70% 방문
올리브영을 찾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
(2024년 상반기, 한국관광데이터랩 및 올리브영 집계) -
150개국
글로벌몰 접속 가능 국가 수
(2024년)
올리브영, K-뷰티의 오늘을 만들다
올리브영의 성장사는 국내 뷰티 산업 성장사와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더 의미 있다. 과거 국내 화장품 시장은 일부 대형 제조사와 해외 유명 브랜드 위주로 흘러갔다. 소비자의 선택권은 제한적이었고, 중소 브랜드는 경쟁력 있는 상품이 있어도 소비자를 만나기 어려웠다. 이는 K-뷰티 시장 전체의 성장 한계점으로 다가왔다.
유명 브랜드가 아니어도, 경쟁력 있는 상품을 소개할 수 있는 창구. 올리브영은 한국 뷰티 시장에서 비어있었던 바로 이 지점을 공략한다. 좋은 제품을 소개하는 혁신적 유통 시스템의 구축이라는 올리브영의 비즈니스 모델은 한국 뷰티 시장의 질적 성장을 촉발했다. 그 결과, 현재 국내 뷰티 시장은 소수의 대기업이 아니라 다수의 중소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주도하는 지속가능한 시장으로 변화했다.
올리브영, 중소 브랜드와 함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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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상위 10개 브랜드 중
중소 브랜드 수9개
(2024년, 자체브랜드 제외 집계) -
올리브영 100억 판매고
브랜드 중 중소 브랜드 비율61%
(2024년, 자체브랜드 제외 집계) -
중소 협력사
상생펀드 규모연간1000억원
(2023년)
중소 브랜드가 이끄는 K-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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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9억달러
국내 화장품
(2023년, 출처: 한국무역협회)
수출액 -
62.6%
국내 화장품 수출액 중
(2023년, 출처: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 비중 -
96.8%
국내 화장품 수출기업 중
(2023년, 출처: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 비중
올리브영 25년의 궤적,
그리고 K-뷰티
출처:2024 올리브영 임팩트 리포트,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도별 화장품
산업 분석 보고서,
식품의약품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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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드럭스토어 올리브영
1호점 신사점 오픈1999년의약분업 논의 본격화
의약품을 취급하는 ‘해외 드럭스토어 모델’의 한국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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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흑자전환
최초 지방상권(부산) 진출
2008년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한 금융위기
가성비 소비패턴 확산
원 브랜드숍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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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100호점(동여의도점) 오픈
2011년국내 전체 화장품 시장 전년 대비 9.1% 성장,
매출액 9조7470억원 기록원 브랜드숍, 멀티 브랜드숍 성장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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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모바일 앱 출시
2014년한류 열풍과 함께 한국산 화장품이 중국에서 폭발적 인기
쿠션 화장품 열풍
중국인 관광객 대상 면세점, 로드숍 급성장
모바일 쇼핑 확산하면서 소셜 커머스 등 모바일 유통 시장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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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온라인 자사 몰 오픈
전국 매장 1000개 돌파
2017년중국의 사드 보복 사태로 한국 화장품 수출 타격
한국 화장품 시장 규모 세계 8위
더마코스메틱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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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영세일’ 시그너처 행사로 육성
수도권 통합 물류센터 구축
‘올리브영 글로벌몰’ 오픈
2019년원 브랜드숍 하락세
H&B스토어 성장세 가속
세포라 한국 상륙
화장품 OEM·ODM 업체
두 자릿수 매출 성장온라인 화장품 시장 급성장
SNS 활용한 제품 홍보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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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도심형물류센터(MFC) 오픈
IT 개발·전문조직 신설
옴니채널 구축으로 온·오프라인 시너지 극대화
2021년코로나19 장기화로 면세점·오프라인 시장 둔화
K-뷰티 열풍으로 화장품 수출 91억 달러 기록
화장품 세계 5위 수출국 등극
언택트 소비 확대로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인플루언서 마케팅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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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특화매장(명동 타운) 오픈
올리브영 뷰티 콘텐트 서비스 ‘셔터’ 오픈
2023년화장품 수출 85억 달러로 세계 4위 수출국
중국 수출 감소, 미국·일본 등 수출 다변화 흐름 명확
일본 내 수입 화장품 중 한국산 화장품 비중 25.4%로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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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혁신매장 ‘올리브영N 성수’ 개점
올리브영 연매출 100억원 브랜드 100개 돌파
2024년한국 화장품 수출 102억 달러 달성, 사상 최고치 경신
올리브영, K-뷰티 인큐베이터
오늘날 K-뷰티 저력의 배경에는 경쟁력 있는 중소 브랜드의 활약이 꼽힌다. 올리브영은 뷰티 업계 작은 다수를 위한 플랫폼으로 출발, 제품력은 있지만 유통망이 절실했던 이들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됐다. 이어 단순한 유통만이 아니라 신상품 기획, 통합 프로모션·마케팅 툴을 제공하면서
‘K-뷰티 인큐베이터’로 발전한다.
rom&nd
“올리브영은 신제품을 가장 먼저 알리는 무대”
윤현철 롬앤 부사장
rom&nd
2016년 론칭한 색조 화장품 전문 브랜드 롬앤은 K-뷰티 대표 주자로 손꼽힌다. 2018년 리브랜딩과 함께 퍼스널 컬러 기반의 ‘쥬시 래스팅 틴트’를 출시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롬앤은 신제품이 나오면 올리브영에 가장 먼저 출시한다. 전국 1300여 개 올리브영 매장에서 전해지는 VOC(고객의 소리)는 롬앤 성장의 훌륭한 자극제다. 올리브영과의 전략적 협업으로 글로벌 무대까지 노크하고 있는 롬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올리브영을 만난 뒤 롬앤은
2016년 브랜드 론칭 후 약 2년 가까이 헤맸다. 서사도 없었고, 소비자 타겟팅을 어떻게 할지 감도 안 잡혔으니까. 2018년, 리브랜딩을 통해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퍼스널 컬러를 립 제품에 도입하면서 인지도가 쌓이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롬앤의 성장은 올리브영과의 파트너십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전국 1300여개의 매장에서 전해지는 객관적이면서 뼈 아프기도 한 VOC(고객 의견)는 지금까지도 롬앤 성장의 중요한 동력이다.
Q 올리브영 연매출 1000억 비결
소비자 공감이 충분히 반영된 빠른 상품 출시다. 색조 화장품은 패션 산업에 기반을 뒀기 때문에 급변하는 트렌드 니즈를 충족하는 상품의 지속적 출시가 가장 중요하다. 빠르게 상품을 출시한 후에는 소비자와 깊이 소통한다. 롬앤은 ‘팬덤 커머스’를 표방하며 매스 광고보다는 SNS 콘텐트 마케팅에 대부분의 비용을 집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 소통형 콘텐트 개발에 힘주고 있다. 외주 대행사가 아니라 직접 고민해가며 ‘매력적이고 진정성 있는 콘텐트’ 제작 노하우를 쌓으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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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올리브영과의 파트너십
올리브영은 롬앤의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자, 제품 성패를 가르는 바로미터라고 생각한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전부터 올리브영과 함께 론칭 예정인 신제품의 제형·패키지·매장 디자인은 물론 마케팅 플랜과 프로모션 기획에 이르기까지 소비자 관점에서 고민한다.
Q ‘K-뷰티 열풍’, 과제는
몇 해 전부터 K-컬처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면서 한국 뷰티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특히 인디 브랜드가 강세인데, 2024년 화장품 수출액이 세 자릿수인 1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자체 유통망을 보유한 대기업 브랜드만이 아니라 롬앤 같은 중소 브랜드가 올리브영 같은 플랫폼을 타고 글로벌 무대로 데뷔할 수 있었던 것이 K-뷰티의 주요 경쟁력이라고 본다. 이제 한국 뷰티 시장의 다음 허들은 지속 가능성이다. 해외로 나가 현지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스며들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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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rriden
“경쟁 치열한 뷰티 시장 데뷔시킨 소속사”
조상범 토리든 브랜드 사업본부장
Torriden
2015년 론칭한 기초 화장품 전문 브랜드 토리든은 2024년 올리브영에서만 매출 1000억원을 거둔 루키 K-뷰티 브랜드로 급성장했다. 빠른 성장의 배경으로는 안전한 성분과 편안한 처방에 근간을 둔 차별화한 브랜드 철학이 꼽힌다. 2019년 출시된 ‘다이브인 저분자 히알루론산 세럼’은 더하기보다 덜어내는 방식으로 ‘클린뷰티’ 트렌드를 이끌며 올리브영 인기 상품으로 부상했다.
Q 클린뷰티 대표주자
2015년 브랜드 론칭 후 약 2~3년간 고민이 많았다. 당시 화장품 성분뿐 아니라 환경 등 여러 방면에서 제품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고르는 이들이 많아지는 시기였다. 화장품 성분 정보를 공유하는 한 플랫폼에서 좋은 리뷰를 받으며 인지도를 쌓아갔다. 그러던 중 2019년 올리브영에 입점했고, 2021년부터 올리브영 클린뷰티 트렌드와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냈다. 불필요한 성분을 뺀 내용물, 친환경 또는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패키지 등 기본적인 것부터 바꿨다.
Q 올리브영 연매출 1000억 비결
토리든은 신제품을 많이 내지 않는다. 대신 제품 하나하나를 공들여 개발한다. 마케팅 측면에선 소수의 필요를 반영하더라도 목표 고객을 정확히 하려고 했다. 대형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실제 피부가 민감하거나, 건조한 피부가 고민인 인플루언서와 함께 하는 식이다. 또한 클린뷰티라는 가치를 소비자 중심으로 펼쳐낸 것도 주효했다. 클린뷰티를 실천하는 것이 생활에 불편함을 초래하지 않도록, 리필 팩이나 수분리 라벨 등 작은 것에도 신경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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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요즘 중소 브랜드, 잘 나가는 이유
예전에는 대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연구소와 공장을 운영하는 형태로 화장품 시장 자체의 진입 장벽이 높았다면, 요즘은 믿을 수 있는 협력 제조사들의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다. 뷰티 선진국들의 품질에 가격 경쟁력까지 있으니 사랑받을 수밖에. 또 중소 브랜드는 제품 기획부터 출시까지 아무래도 글로벌·대기업보다 속도감이 있다. 그러다 보니 트렌드에 맞춰 제품을 출시하고, 소비자들 피드백이 있다면 제품 수정에까지 빠르게 반영한다. 소비자들은 ‘내 의견을 귀담아 들어주는’ 브랜드에 더 열정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다.
Q 올리브영과의 파트너십
올리브영은 토리든이라는 연습생을 경쟁이 치열한 뷰티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시켜준 소속사다. 이전에도 브랜드를 전개하면서 나름대로 평판을 쌓아오고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토리든의 이름이 대중에 오르내리게 된 것은 역시 올리브영과의 협업이 계기였다. 올리브영이 클린뷰티라는 화두를 발 빠르게 시장에 던졌고, 다양한 브랜드 사와 조율해가면서 한국만의 클린뷰티를 잘 정립해 나간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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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MD, 가능성을 키운다
올리브영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은 차별화된 큐레이팅.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국내 다양한 중소 브랜드의 제품을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올리브영이라는 플랫폼에 세우는 브랜드와 제품은 어떻게 발굴될까. 신생·중소 뷰티 브랜드 전성시대를 이끈 올리브영 MD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올리브영, 세계에 K-뷰티를 알리다
지금 뷰티 트렌드를 보려면 올리브영 매대를 보라는 말이 있다. 국내 거의 모든 뷰티 유저들이 모인 공간으로서 올리브영은 현재 가장 강력한 뷰티 트렌드 발신지다. 최근에는 국내뿐 아니라 외국인들이 한국에 방문하면 가장 먼저 찾는 쇼핑 장소가 되면서 그 영향력을 글로벌까지 확장하고 있다. 이는 곧 올리브영을 타고 해외 시장의 문을 노크하는 브랜드의 강력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올리브영의 글로벌화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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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증가
2024년 상반기 올리브영 외국인 매출
(전년 동기 대비) -
90% 이상
서울 명동타운점·홍대타운점 매출 중 외국인 비중
(2024년 기준) -
246만 명
글로벌몰 누적 회원 수
(2024년 12월 기준) -
80% 증가
글로벌몰 매출 전년 대비
(2024년 기준)
MEDIHEAL
“플랫폼이라는 단어만으론 올리브영의 영향력을 설명하기 어렵다”
김순원 메디힐 대표이사
MEDIHEAL
‘1일 1팩’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마스크팩 신화를 써내려간 국내 대표 뷰티 유니콘(매출 1조) 기업 메디힐. 글로벌 마스크팩 시장을 선도해 온 메디힐은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올리브영 어워즈 10년 연속 수상 기록을 세웠다. 특히 2022년에는 ‘네모패드’를 출시, 올해까지 올리브영에서 누적 판매량 1200만개를 돌파했다. 마스크팩 원 히트 브랜드에서 스킨케어 브랜드로서의 확장성을 증명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