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미처 몰랐던 이색 핫플레이스 9곳

당신이
미처 몰랐던
이색 핫플레이스 9곳

혹시 생각해 보신 적 있나요? 몇 해 전만 해도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골목이 어느 새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곳이 되었는지. 당신이 모르는 사이, 골목의 얼굴이 바뀌고 사람들이 모여들어 놀라운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지요.

의외의 장소들

지금 소개해드릴 곳은 ‘비밀의 정원’, 평범함과 낯섦이 함께 깃든 곳입니다. 바로 옆에 두고도 지나치기 쉽지만, 좁은 골목 안으로 발길을 옮기면 비로소 알게 되는 곳. 막상 알면 달리 보일지니, 작은 열쇠로 문을 열고 한번 들어가 볼까요?

청주

산업단지에서 예술전시장으로

BTS는 2017년 ‘낫 투데이’ 뮤직비디오에서 황량한 폐건물에서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배경이 된 곳은 해방 직후 1946년에 세워진 청주 연초제조창입니다. 담뱃잎을 저장한 창고와 담배를 말았던 공장이 있던 곳이죠. 2004년 공장이 완전히 문을 닫은 뒤 2019년 리모델링을 거쳐 담배공장은 문화공장이 됐습니다. 일부는 청주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일부는 쇼핑몰·서점·공연장 등 복합 문화공간으로 거듭났습니다. 원래 공장이었기에 규모가 압도적입니다. 곳곳에 담배 공장 시절의 흔적을 찾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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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내덕동, 문화제조창

리모델링으로 되살아난 연초제조창의 메인 건물. 과거 담배공장 시절 골조가 세월을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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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내덕동, 동부창고 문화살롱

사람들은 이제 옛 담뱃잎 창고에서 그림을 그리고, 공연을 하며 예술과 문화를 즐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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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내덕동, 연초제조창

랜드마크인 거대한 굴뚝. 담배 공장이었던 메인 건물 뒤편에 숨겨져 있습니다. 이곳을 방문한다면 꼭 들러야 할 포토 스팟.

부산

근대의 기억, 현대를 걷다

부산은 근대의 기억을 가장 적나라하게 간직한 곳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이 몰려든 부산 곳곳엔 그 시절 흔적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산업화 시기 생겼던 옛 공장들은 이제 낡은 채 녹슬어 가고 있지요. 해안 절벽에 사람들이 근근이 모여 살았던 흰여울문화마을은 경치가 압권이라 지금은 명소로 거듭났습니다. 일본인 묘지 위에 들어선 아미동 비석마을은 서늘한 풍경을 보여줍니다. 옛 고려제강 공장이었던 F1963은 철제 바닥과 공장의 골조를 그대로 드러냈지만 묘하게 따뜻한 느낌을 주는 세련된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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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망미동 F1963, 테라로사

높다란 천장, 튼튼한 골조가 옛 공장이었음을 짐작케 합니다. 웅장한 규모를 느낄 수 있는 큼직큼직한 공간이라 실내도 갑갑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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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망미동 F1963,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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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선동, 흰여울문화마을

담 너머 그대로 바다가 내려다보입니다. 파도의 흰 여울도 손에 잡힐 듯 보입니다. 그래서 흰여울문화마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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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미동, 비석문화마을

비석들은 이 마을을 이루는 벽돌과도 같습니다. 집이 없었던 주민들은 비석을 주춧돌 삼아 마을을 이뤘습니다.

광주

사람 살아가는 동네의 기억

현대사에서 광주만큼 평범한 사람들의 힘을 실감케 하는 도시가 있을까요. 요즘 광주의 동네도 마찬가지입니다. 광주 동구 동명동엔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 레트로한 분위기를 풍기는 카페와 음식점이 모여 있습니다. 드물게도 주민과 외지에서 온 카페 주인들이 더불어 마을을 가꿔 나갑니다. 양림동 펭귄마을엔 폐품과 잡동사니로 독특한 정크 아트를 만들어 볼 공간이 있고요. 공장이 떠나며 쇠락하다 최근 젊은 예술가가 들어와 활기차게 변모 중인 양동 청춘발산마을도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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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양림동, 펭귄마을

골목 어디서나 마을 사람들이 만든 정크 아트를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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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명동, DAY OFF NIGHT

동명동엔 이렇게 예쁜 카페가 한 집 건너 하나꼴로 있습니다.
주택을 개조한 카페가 그 자체로 레트로한 분위기를 물씬 풍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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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양동, 청춘발산마을

예술가들이 모여들면서 마을이 조금씩 생명력을 얻습니다.

대구

100년이 넘는 시간여행

대구엔 근대 건축물이 여럿 남아 있는 북성로가 있습니다. 성의 북쪽 길이라는 뜻이 담긴 이 곳엔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골목길마다 일제강점기 역사도 덧칠해져 있습니다. 당시 대구 중앙에 있던 성이 무단철거되자 일제는 북쪽의 싼 땅을 사들여 식당·양복점·여관·백화점을 지었습니다. 해방 전후엔 화가 이중섭, 시인 조지훈 같은 예술인이 모이기도 했지요. 지금은 공구 상가가 된 북성로 건물들은 가슴 아픈 역사를 품은 채 빛이 바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최근 이곳의 복고적 분위기에 반한 이들이 카페·와인바·레스토랑을 열기 시작하면서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명소로 거듭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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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성로, 믹스카페 북성로점

공구 상가와 일본 건축물의 미스매치가 더 즐겁습니다. 드릴·철판·연마제 사이를 비집고 들어선 카페라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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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성로, 수창청춘맨숀

옛 KT&G 연초제조창 직원들의 관사로 있던 아파트를 리노베이션한 문화예술복합공간입니다. 1976년부터 관사로 이용됐지만 1996년 폐쇄 이후 20년 넘도록 버려져 있었습니다. 폐아파트 단지는 재생사업을 통해 예술가들의 전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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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성로, 옛 여인숙 건물

일제강점기 시대 지어진 건축물 사이를 걷다 보면 그 시절
‘모던 보이’가 된 듯한 느낌이 듭니다.

서울

핫플레이스가 된 도시의 뒷골목

서울 고층빌딩 뒤엔 낡은 골목들이 조용히 숨 쉬고 있습니다. 사실은 서울의 속살이고, 화장을 벗은 얼굴입니다. 이곳 역시 가게가 아닌 ‘점빵’이라고 불러야만 할 것 같은 낡은 시장입니다. 해방촌 중에서도 우묵한 곳에 터를 잡은 이곳은 한 때 작은 니트공장 노동자들의 먹거리를 책임졌습니다. 니트공장이 사라지면서 시장의 유효기간도 다 됐나 싶었지만, 새로운 전기를 맞습니다. 해방촌 특유의 이국적 분위기, 건물 사이 낡은 비막이 지붕이 얹힌 독특한 아우라, 값싼 임대료에 세련된 이들이 몰려들면서 명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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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해방촌 신흥시장, 콤콤오락실

신흥시장을 방문한다는 건 시간여행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마치 다른 차원의 세계에 발을 들인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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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해방촌 신흥시장, CUEVA MATERA

한 바퀴 도는 데 몇 분이면 족한 작은 시장이지만, 독특한 볼거리가 많습니다. 장롱 문을 열고 들어가는 카페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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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해방촌 신흥시장, 일성상회

옛 시장의 모습과 세련된 샵들이 뒤섞여 세상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멋진 조화를 이룹니다.

도시, 다시 태어나다

공통의 비밀

방금 보신 곳들은 그 어디보다 놀라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과거엔 사람들이 떠난 도시의 그늘과도 같은 곳이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과거를 딛고 다시 날개를 펼치는 중입니다. 무너지던 마을이 화려하게 부활한 사례는 정말 드물지요. 외관만 멋있어진 게 아니라 활력도 느껴지는 마을들, 대체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공통의 비밀 4가지를 소개합니다.

변화를 읽는 눈

시대가 변하면서 사람 사는 곳을 더 낫게 만드는 방법도 변했습니다.
이 마을들은 시대의 흐름을 읽었습니다.
가장 잘 아는 사람

마을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그곳을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 그곳에서 오래 산 사람들입니다.
상생, 어울림의 가치

함께 가지 않으면 오래 가지 못합니다. 더구나 기울어 가는 마을은 오죽할까요. 이웃끼리 부둥켜안아야 살아납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힘

아무리 예쁘게 치장해도 허울만 남으면 무슨 소용일까요. 경제적 이득이 있어야 사람들이 움직입니다.

재개발·재건축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인구가 줄면서 개발 이익은 적어지고, 원래 살던 이들과 마을의 기억을 없애버리는 부작용은 커져만 갑니다. 요즘은 마을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꼭 필요한 곳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청주 연초제조창과 대구 북성로는 그들만의 자산을 지키고, 이를 현대식으로 풍성하게 만들어냈습니다.

청주 흥덕구, 연초제조창

현대미술관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옛 담배 공장
대구 중구, 북성로

조선 시대와 일제 강점기, 현대가 뒤섞인 대구 북성로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와 가장 오래 지낸 사람이듯이, 그 공간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그곳에서 가장 오래 머무른 사람입니다. 부산 F1963은 철강 와이어를 만들던 공장이었습니다. 고려제강은 회사가 직접 나서 옛 기억을 보존한 현대적인 공간으로 변모시켰습니다. 광주 펭귄마을도 주민들이 누구보다 먼저 나서 마을을 다듬어 나가고 있습니다.

광주 남구, 펭귄마을

주민들이 너나없이 마을 살리는 데 앞장서는 마을
부산 수영구, F1963

철강 공장의 골격을 유지했지만 현대적 감성이 넘치는 카페

마을이 갑자기 ‘핫’해지면 부작용이 생깁니다. 임대료가 오르면서 세입자가 내쫓기는 젠트리피케이션이죠. 하지만 이 마을들은 공존하기 위해 저마다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광주 동명동은 지자체와 주민, 그리고 카페 주인들이 손잡고 상생해 나가고 있습니다. 서울 신흥시장은 상인들과 주민들이 협력합니다. 서로 이해하지 않으면 결국 모두에게 손해란 걸 잘 알기 때문입니다.

서울 용산구, 신흥시장

세월의 흔적과 새로운 카페·샵들이 조화로운, 오래된 시장통
광주 동구, 동명동

주민과 카페주인이 손을 맞잡은 동명동의 카페 거리

넉넉한 일자리와 값싼 임대료처럼 경제적 동기는 사람들을 직접적으로 움직이게 만듭니다. 경남 통영의 폐조선소는 관광의 거점으로 개발되기도 하지만, 창업지원센터가 들어서 청년들의 일자리를 책임질 예정입니다. 광주의 청춘발산마을도 옛 집들을 수리해 지역 예술가들에게 싼값으로 제공합니다. 그들은 다시 이곳의 활력을 되찾는 주역으로 활동하죠. 한마디로 ‘윈윈게임’입니다.

광주 서구, 청춘발산마을

빈집을 싼 임대료로 내줘 젊은 예술가들을 불러들이는 마을
통영 폐조선소 재생사업

관광·문화·일자리의 허브로 거듭나게 되는 폐조선소 부지

변화를 읽는 눈
가장 잘 아는 사람
상생, 어울림의 가치
사람을 움직이는 힘

도시재생 뉴딜, 바로 이 가치 위에서 시작합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은
이 비법 4가지를 제대로 적용해 만든 해법입니다.
2017~2022년 전국 500여개의 쇠퇴하는 마을들에 적용됩니다.
LH는 지역의 경쟁력을 회복하고, 소규모, 맞춤형 재생사업을 추진하여 도시와 마을을 업그레이드 합니다.

소규모 맞춤형

LH는 마을의 규모에 걸맞으면서 꼭 필요한 일을 찾아내는 도시재생 기획의 전문가입니다. 낡아 가는 동네엔 빈집을 정비하고 생활편의시설을 확충하며, 쇠락한 산업단지는 지역 거점으로 성장시킵니다.
주민주도

LH는 도시재생을 이끌어나갈 주민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노하우를 전달합니다. 도시재생대학과 같은 교육을 제공하고, 주민과 지자체가 면밀히 소통할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됩니다.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상생하는 마을을 위해 LH가 주민과 상인들의 조직화를 지원합니다. 마을 사람 중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부지런히 살핍니다.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곁에서 돕습니다.
일자리 창출

마을에 진정한 활력이 생기려면 일자리가 생기고 돈이 돌아야 합니다. LH는 대학생과 소상공인이 창업하는 공간을 싼 값에 내주는 사업을 지원하며, 마을기업과 협동조합의 운영을 보조합니다.

LH 한국토지주택공사

상상이 현실이 되는 마을, LH가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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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이정봉 기자, 김나현 기자, 배자형 디자인 박현아 웹개발 윤성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