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무대는 종로5가의 한 귀퉁이였다.
지금은 세계 신약 시장이다.
도전 메시지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지도’를 바꾸는 것이다.
종로5가를 ‘약국거리’로 만들었고,
다국적 제약회사가 주름잡던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지도’를 그리고 있다.
보령제약그룹의 60년 이야기다.

대한민국
‘약국 1번가’

1957년 10월 1일 서울 종로구 종로5가 124번지(현 종로 203). 육군 장교로 제대한 청년 김승호(현 보령제약
그룹 회장)는 전 재산이던 집 한 채를 팔아 세 평 반짜리 약국을 개업했다. 고향 이름을 따서 ‘보령(保寧)’이라고
간판을 걸었다. 60년이 흐른 지금 종로5가는 ‘약국거리’로 통한다. 대형 약국만 20여 곳, 이곳을 드나드는
고객이 하루 수만 명에 이른다. 약국거리의 뿌리로 인정받으면서 보령약국은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종로 약국 거리

“없는 약이 없고 값이 저렴해서”

서울 강남에서, 지방에서 종로5가 약국거리를 찾는 단골손님이
꽤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없는 약이 없고” “약값이 저렴하며”
“친절하게 설명을 잘해줘서”다. 60년 전 보령약국의 성공 포인트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청년 김승호는 손님이 찾는 약이 없으면
자전거를 타고 곳곳을 뒤져 이튿날엔 반드시 그 약을 구해 놓았다.

경영학 교재가 된 약국 전표

보령약국은 1962년부터 전표(傳票)제를 도입했다. 약품이 팔릴
때마다 약사에게 그 품목과 수량, 가격을 기입하도록 하고,
관리부서는 이를 넘겨받아 창구로 보내는 방식이다.
전표제가 정착되면서 재고 파악이 정확해졌고, 무엇보다 잘 팔리는
제품군을 선별해 상품 관리의 효율성을 높였다. 이 모습을 발견한
서울대 상학과 교수가 “획기적인 시스템 경영 도입 사례”라며
수업 교재로 인용하기도 했다.

제약산업의 성장판이 되다

보령은 1963년 동영제약(현 보령제약)을 인수하면서 제약회사로
발돋움한다. 한미약품의 모태인 ‘임성기약국’도 67년 종로5가에서
창업했다. 전남 목포를 근거로 하던 의약품 유통회사 백제약방
(현 백제약품)은 이곳에 서울지점을 열었다. 1897년 동화약방
설립으로 태동한 국내 제약산업이 한해 22조원 규모로 커지는데
종로5가가 성장판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interview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과 유명 MC 이홍렬씨가 만났다. 기업인으로, 방송인으로 각각 걸어온 이력은 달라도 두 사람은 닮은꼴이다. 김 회장은 약국 경영으로 출발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신약 개발을 이뤄냈다. 1979년 동양방송 개그맨으로 데뷔한 이홍렬씨는 40년 가까이 ‘방송 한길’을 걷고 있다. 그러면서도 두 사람은 사회공헌, 특히 어린이 후원에 적극적이다. 김 회장은 보령 창립 50주년 때 사재 30억원을 출연해 보령중보(中甫)재단을 만들었다. 이씨도 98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홍보대사를 맡은 이래 20년째 활동 중이다. 기부 강의 ‘이홍렬의 펀펀 도네이션’은 100회를 넘었다.

중앙일보 속 김승호 회장 이야기

김승호 회장은 2011년 2월부터 20차례에 걸쳐 중앙일보에 ‘멈추지 않는 자전거’라는 제목으로 경영 회고록을 연재했다. 보령의 성장과정과 김 회장의 경영 철학, 사회공헌 이야기가 담백하게 담겨 있다.

숫자로 보는 보령 60년

Breathe with the Era

시대 흐름을 읽으면 성공 해법이 보인다

국내에서 매년 출시되는 신상품은 줄잡아 2만~3만 종으로 추정된다. 그 중에서 시장 진입에 성공하는 제품은 200~300종에 불과하다. 성공 확률이 1%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1~2년 반짝하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상당수다. 이런 냉혹한 시장에서 보령은 ‘용각산’ ‘겔포스엠’ ‘누크’ 같은 장수 히트 브랜드를 여럿 탄생시켰다. 시대 흐름과 궤도를 같이 한 덕분이다. 한국 경제의 전환기 때마다 보령은 ‘궁합’이 맞는 제품을 내놓았다.

용각산

용각산의 ‘Bold Marketing’

산업화의 시작을 함께 하다

일본 류카쿠산(龍角散)과 제휴해 1967년 출시한 진해거담제 ‘용각산’이 대표적이다. 정부 주도의 경제 개발이 시작되면서 배기가스와 공해 문제가 대두되던 시기였다. 호흡기 질환 환자가 부쩍 늘었다. 용각산은 길경·살구씨·감초 등 순수 생약 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보령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목 건강’이라는 효능을 강조하면서 용각산을 시장에 안착시켰다.

미세먼지 시대,
옷을 갈아입다

올해로 꼭 쉰 살이 된 용각산은 ‘업그레이드’가 한창이다. 미세먼지·황사 등이 이슈가 되면서 용각산을 찾는 사람이 다시 늘고 있다. 특히 젊은 층과 여성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용각산은 스틱형으로 포장을 바꾸고, 복숭아·민트향을 넣어 ‘용각산쿨’로 변신했다.

BOLD MARKETING

매출의 30%를 광고에 투자

보령은 67년 용각산을 출시하면서 매출의 30%, 약 1000만원를 광고에 투입했다. 단일 품목으로는 당시 국내 최고 액수였다. 한편으론 무모해 보였으나 용각산은 이듬해부터 공장을 풀가동해도 주문량을 맞추지 못하는 호황을 누렸다.

보령의 60년 성장사는 ‘두 개의 B’로 압축된다

제약업에 진출한 보령은 ‘용각산’ ‘겔포스’ 같은 히트상품을 내놓았다. 출시한지 40~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들이다. 보령의 성공 키워드는 ‘두 개의 B’로 요약된다. 먼저 시대와 함께 호흡하는 상품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과감한 마케팅(Bold Marketing)과 간결한 메시지(Brief and Concise Message)로 승부했다.

Bold Marketing
Brief & Concise Message

겔포스

겔포스의 ‘Brief & Concise Message’

야근과 잔업의 시대,
직장인의 쓰린 속을 달래다

한국 경제가 비상하던 1970~80년대. 직장인들은 이른 아침에 출근해 야근과 잔업을 하는 게 일상이었다. 이럴 때 동료들과 어울려 소주 한 잔 기울이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이즈음 출시된 위장병 치료제 ‘겔포스’는 날개 돋친 듯 팔렸다. 불규칙한 식사와 과음 탓에 위장 질환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늘었고, 겔포스의 효능이 입소문을 타면서 크게 히트한 것이다.

알고 보면
수출 효자 ‘겔포스’

중국·대만 등에서 겔포스는 독보적 판매 1위 제산제 브랜드다. 점유율이 40% 이상이다. 대만에는 1980년 수출을 시작했다. 한때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했고, 겔포스 짝퉁 제품이 100개 가까이 된 적도 있다. 중국에는 92년부터 수출을 시작했다. 대중국 완제 의약품 수출 1호, 2013년 한국산 의약품 판매 1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Brief&
Concise Message

간결하면서 임팩트 있게!

겔포스는 간결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메시지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탄탄하게
만들었다. 1980년대 초반 최고 인기드라마
‘수사반장’ 출연진을 등장시켜 ‘위장병
잡혔어’ ‘속쓰림 꼼짝 마’ 같은 명(名)카피를
내놓았다.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당시엔
‘빠떼루 아저씨’(김영준 전 경기대 교수)를
등장시켜 ‘겔포스 금메달 줘야 합니다’ 편을
찍기도 했다. 최근엔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진을 모델로 ‘속쓰림을 부탁해’
편을 방영했다.

투석 사업

만성신부전증 환자들의
버팀돌이 되다

국내 투석 환자는 매해 8~9%씩 증가하고 있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2014년 말 현재
투석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8만여 명으로,
1986년(2534명)에 비해 30배 이상 늘었다.
투석은 연구개발 비용과 기간에 대한 부담이 커
국내 제약사들이 진출을 꺼리던 분야다. 보령은
90년대 초반 투석 사업에 뛰어들었다. “외국계의 잠식에서 벗어나고 합리적인 약값을 제시해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겠다”는 소명의식에서였다.

국산화 성공 이어
특허 취득까지

보령중앙연구소는 1999년 ‘페리시스’를 출시해
복막투석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어 수소이온농도
(㏗)를 인체와 비슷한 ㏗ 7.3~7.4로 높인 중탄산
복막투석제 ‘페리플러스’ 발매, 투석용 튜브
특허 취득 같은 성과를 냈다. 지금도 수익구조가
불리하지만 꾸준한 투자를 통해 만성신부전증
환자들의 버팀돌 역할을 하고 있다.

변화의 흐름에 올라타다

1962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실시
본격적인 산업화 시작

1967

용각산 발매

1970

수출 확대
경제 성장

B

1975

겔포스 출시

1980年代

3저 호황으로 고도성장

1990年代

1990

투석 사업 시작

고혈압 치료제 시장 지도를

글로벌 바이오·제약 시장이 얼마나 크길래

글로벌 바이오·제약 시장은 1200조원대 규모로 파악된다. 자동차(600조원)와 반도체(400조원)·조선(250조원) 시장을 합친 것과 비슷하다. 경제가 성장하고 고령화 가속화하는 한편, 만성질환·신종질병이 증가하면서 제약 시장은 최근 7년간(2009~2015년) 연 평균 5.2%씩 성장했다. 2021년에는 17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과 독일·영국·스위스·일본계 20개 메이저 제약기업들이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자료 :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조선산업
250조

반도체
400조

자동차
600조

바이오·제약
1200조원대

특허 받은 신약이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나

미국 화이자는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 한 제품으로 특허만료(2009년) 이후인 2012년에도 13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준중형 승용차 100만 대를 수출한 것과 맞먹는다. 미래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제약 기업들의 연구개발(R&D) 투자가 늘어나는 이유다. 세계 3위 로슈는 지난해 114억 달러(약 12조8000억원)를 R&D에 쏟아 부었다. 매출의 22.8%에 이른다. 화이자·노바티스·존슨앤존슨 등 10대 글로벌 제약사의 지난해 R&D 투자는 718억 달러(약 81조원)였다. 국내 메이저 10대 제약회사들 1조1300억원보다 80배나 많다.

13
1000억원

리피토 1년 매출

준중형차 100만 대

국내 신약 개발의 현주소는

120년 국내 제약사(史)에서 신약 1호는 1999년 SK케미칼이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약처)로부터 판매 허가 받은 항암제 ‘선플라’다. 2003년엔 LG생명과학이 개발한 항생제 ‘팩티브’가 국내 제약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2017년 7월 코오롱생명과학의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까지 29개의 신약이 탄생했다. 지금까지 고혈압과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포함해 항암제·발기부전치료제·항생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매해 1~2개의 신약이 등장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에 남을 만한 신약은 무엇이 있나

상징성에서는 국내 신약 1호 ‘선플라’나 FDA 승인 1호 ‘팩티브’가 꼽힐 것이다.
경제성으로 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신약 가운데 일부는 이미 생산을 중단했거나 철수를 선언했다.
시장에서 ‘의미 있는’ 실적을 내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시장 규모가 크고 제품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특허 기간이 만료되고 제네릭(복제약품)이 쏟아지는 것도 대비해야 한다.
국내에선 신약의 성공 여부를 ‘실적 100억원’에 맞추고 있는데, LG화학이 개발한 당뇨 치료제
‘제미글로’와 일양약품 ‘놀텍’, 종근당 ‘듀비에’ 등이 지난해 100억원어치 이상을 생산했다.

SK케미칼 ‘선플라’
허가연도1999년 효능·효과위암 항암제 주요 내용국내 신약 1호
LG화학 ‘팩티브’
2002년 항균·항생제 미국 FDA 승인 1호(2003년)
동아제약 ‘자이데나’
2005년 발기부전 치료제 2007~15년 연 100억원대 매출
일양약품 ‘슈펙트’
2012년 백혈병 치료제 아시아 최초 개발
LG화학 ‘제미글로’
2012년 당뇨병 치료제 2016년 315억원 생산

카나브 매출

100억원
182억원
227억원
344억원
333억원
445억원
600억원

세계 제약업계가 ‘카나브’에 주목하는 이유는

보령제약이 2010년 판매 허가를 받은 ‘카나브’는 국내 신약 15호다.
국산 신약으로 가장 먼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서
주목 받는다. 92년 개발을 시작했으니 후보 물질 발굴, 임상시험 등을 거쳐
세상에 나오기까지 18년이 걸렸다. 투자금액은 500억원에 이른다.
카나브는 올해 600억원대 매출이 예상된다. 노바티스·사노피·베링거인겔하임
같은 다국적 제약사를 누르고 국내 ARB 계열 고혈압 치료제 시장 1위다.

카나브는 정말 칸이 될 수 있을까

고혈압 치료제는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크게 봐서 ARB(안지오텐신Ⅱ수용체차단제) 계열과 CCB(칼슘채널차단제) 계열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ARB 계열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안지오텐신II 호르몬을 차단해 혈압을 낮추는 물질이다. ARB 계열의 세계 시장 규모는 40조~50조원대, 비만 인구 증가와 인구 고령화 영향으로 매해 두 자릿수씩 성장하고 있다. 카나브(Kanarb)는 ‘ARB 계열의 황제(kahn)’라는 뜻이다. 신약 하나로 세계 제약 시장 지도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ARB 계열 고혈압 치료제를 판매하는 다국적 제약사는 7곳이다. 카나브가 경쟁사 제품보다 혈압을 낮춰주는 효과가 20% 이상 뛰어나다는 임상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2017년 10월 현재까지 전 세계 51개국에 4억1300만 달러어치를 수출(계약 포함)했다.

interview카나브 개발 주역 이주한 보령제약 비임상연구팀장

“마감 90일 남기고 기적 같이 후보물질 발견”

Q 신약 개발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이나 어렵다는데…

“92년 고혈압 신약 개발에 뛰어든 이후 6년 동안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이제 그만 하면 됐다’고 그만두어야 할 시점에 연구팀이 ‘90일만 더 해보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 90일 동안 별 짓을 다했다. 그러다가 지금 카나브의 원료가 된 신약 후보 물질 ‘BRA-657’을 찾아냈다. BRA-657이 기존 약보다 약효가 더 좋고 약효 지속 시간도 더 길다는 걸 확인한 순간, 연구실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Q 고혈압 치료제인 카나브는 항암제 같은 혁신 신약은 아니지 않나.

“고혈압·당뇨 치료제처럼 환자가 매일 먹는 대사 질환 치료제는 어떤 독성도 없어야 하고, 약효도 지속적으로 유지돼야 한다. 기존 약을 압도할 만큼 장점이 없으면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정작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세계에서 8번째 개발된 고혈압 신약인 카나브가 글로벌 제약사들을 제치고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비결도 그런 혁신성에 있다.”

Q 카나브가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신약 개발의 1단계인 세포 실험에선 100만 개의 신약 후보를 놓고 시작한다. 임상 시험까지 살아남는 건 그 중 딱 하나다. 신약 후보 물질을 직접 찾아내는 일부터 해외 시장에서 직접 발매까지 다 해 본 신약은 카나브가 처음이다. 경험을 가졌다는 것 자체가 연구자로서 기쁘다.”

interview카나브 수입하는 카를로스 아레나스 멕시코 스텐달 CEO

“출시 2년 만에 점유율 5%··· 성공을 확신한다”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는 전 세계 51개국에 진출했다. 한국산 고혈압 신약과 가장 먼저 손을 잡은 회사가 멕시코의 중견 제약회사 스텐달(Stendhal)이다. 카를로스 아레나스 위드필드 최고경영자(CEO)로부터 현지 반응을 들어봤다.

Q 회사를 간단히 소개하면.

“1974년 설립된 중견 바이오제약회사다. 지난해 매출은 2억 달러(약 2260억원)쯤 된다.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하고 있으며 2008년부터는 중남미 14개 나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Q 멕시코의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 대해 설명해 달라.

“멕시코는 25세 이상 성인 인구의 고혈압 발생률이 31.6%에 이른다. 약 2240만 명의 멕시코 성인이 고혈압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멕시코에서는 ARB·CCB·ACE 등 다양한 계통의 고혈압 치료제들이 그룹화 돼 있다. 다른 중남미 지역에서도 고령화로 인해 고혈압과 심혈관, 당뇨 같은 만성질환이 크게 늘고 있다.”

Q 보령제약 카나브를 도입한 계기는 무엇인가.

“사내에 의사·과학자·법률가 등으로 구성된 종합개발팀을 운영 중이다. 이 부서에서 고혈압 환자를 위한 치료 옵션을 찾던 중 2011년 보령제약과 협력 계약을 했다. 6개월간 27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도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 받았다.”

Q 멕시코에서 카나브의 현 지위는.

“멕시코에선 ‘한국에서 온 ARB’라는 뜻을 가진 ‘아라코(ARAHKOR·ARB+Heart+Korea)’로 판매되고 있다. ARB 계열 고혈압 치료제의 시장 규모는 소매가 기준으로 2억 달러대에 이른다. 아라코는 2015년 출시돼 7만 유닛(약 140만 정), 금액으로는 150만 달러의 성과를 올렸다. 당초 목표(4만 유닛)보다 2배 가까운 호실적을 낸 것이다. 현재 ARB 계열 시장에서 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270만 달러의 매출을 예상한다.”

Q 다국적 제약회사와 경쟁하면서 어떻게 시장 개척에 성공했나.

“멕시코에는 ARB 계열에서만 오리지널 8개, 제네릭(복제약) 60여 개가 경쟁하고 있다. 이제 다국적 제약사들도 아라코를 주요한 경쟁 상대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아라코는 혈압 강하 효과가 두드러진다.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에서 고혈압 환자가 10년 내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라코의 성공을 확신한다.”